“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하면서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부터 AR글래스 시장이 열리면 라온텍 역시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라온텍의 김보은 대표는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라온텍 본사에서 《디일렉》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라온텍은 지난 2009년 설립된 팹리스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패널과 영상제어 시스템온칩(SoC)을 만든다. 반도체 웨이퍼를 이용한 초소형·초고해상도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칩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AR·VR 메타버스 기기 등은 물론 차량용 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빔 프로젝터, 통신장비 광스위치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라온텍은 국내외 특허 50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기술특례상장 전문평가기관 나이스디앤비와 한국기업데이터의 기술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벤처부와 삼성전자가 주관한 '팹리스 챌린지 대회'에서 혁신기업으로 선정됐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을 신청해 최근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라온텍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AR글래스다. 김 대표는 “2007년 아이폰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혁명이 시작됐다면 AR글래스 혁명 원년은 2023~2024년”이라며 “라온텍은 AR글래스에 들어가는 실리콘액정표시장치(LCoS, LC on Silicon)와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 레도스(LEDoS, LED on Silicon) 등 주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온텍이 최근 개발을 완료한 후 고객사에게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한 제품은 RDP250H다. 이 제품은 1280×720 HD 해상도를 갖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중 세계 최소 크기(8.5㎜×8.7㎜)다. 1㏄이하 초소형 광학 모듈을 만들 수 있어 안경 같이 가벼운 스마트 글래스를 구현할 수 있다. AR글라스에 들어가는 칩의 경우 크기와 전력 소모량이 중요하다. 라온텍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칩은 10년 이상 쌓아온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사 부품 대비 60% 작은 크기와 두 배 적은 전력으로 작동한다.
라온텍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곧 출시될 글로벌 굴지의 반도체 기업이 만든 AR글래스 레퍼런스 플랫폼에 라온텍 패널과 칩이 탑재됐다. 김 대표는 “한국은 물론 중국이나 유럽 등 해외 AR글래스 제조사와 차량용 증강현실 HUD 제조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해외 매출 비중은 약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라온텍은 매출 57억8600만원, 영업손실 15억64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이미 3분기에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라온텍은 남은 상장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후 유입되는 자금은 생산 능력 확충과 인재 확보를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칩은 대규모 양산에 들어가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린다”며 “내년과 내후년 AR글래스 시장이 열릴 때 미리 제품 양산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필요한데, 투자받은 금액은 대규모 제품 양산을 위해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kangst@thele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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